언젠가 잃어버린
내 시간의 조각들을 찾아
오늘도 나는 화원을 거닌다
꺾어진 꽃 가지에서
내 아픈 상처가 흘러내리고
가슴에 옛 슬픔이 고여 오지만
꽃잎과 풀잎들 사이 사이에
내 마음 풀어 놓으면
귓가에 바람 소리도 들리고
꽃대에 물 오르는 소리도 들리고
내 가슴 속에
꽃 피어나는 소리도 함께 들리고
문득 어디선가 뱃고동 소리도 들린다
머리 숙인 등꽃 같은 옛 여인이
지금도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아
문득 문득 찾아 나서던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나는 비로소 피어 오르는 구름 속
등꽃 속으로, 등꽃 속으로
신방을 찾아 들어가
분탕한 암술의 쎅스를
관음(觀淫)으로 나도 즐기고
긴 휘파람을 불며 불며
내 유곽인 화원을 나선다
아, 오늘도 나는 한끼의 꿈을
잘 챙겨 먹은 셈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