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면 보이던 바다가
어머니의 치마폭처럼
철없는 나를 키웠다
갯바람에 배를 불리던 세월에도
돌담 너머로 잘도 자라던 처녀들
부풀어오른 가슴 위로
붉은 꽃망울들이 피어올라
모래밭 해당화로 옮겨들 피고
사태져내린 섬자락 끝 황토빛에
붉게 물든 내 가슴도
떼지어 가던 *상쾡이를 따라
이리도 멀리 떠나온 뱃길이었구나
태평양 건너 북미에 닻을 내리고
데스 벨리를 지나고
시에라 산맥도 넘어
이제 한가롭게 캘리포니아 해변을 거닐지만
마음은 늘 다도해로만 달려간다
이제 철새가 저리도 다시 길 떠나니
다도해 해당화도 섬기슭 기어올라
붉은 동백으로 번져 피고 있겠구나
나도 오늘밤
다도해 외딴섬 섬 처녀 찾아가서
동백꽃봉 같은 그 입술에
붉게 붉게 입맞추는 꿈을 꾸고 싶구나
* 상쾡이 - 몸집이 비교적 작은 고래인
상괭이> 의 남도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