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을 오르며

2010.03.31 00:47

정용진 조회 수:49 추천:2

산길을 오르며
                     정용진

산길을 오르며
고개를 숙인다.
선(禪)과 통 한다는
침묵의 본향
산길을 오르며
가슴을 기울인다.

지나는 바람도
찬 숲에 들어 숨을 죽이고
교교한 달빛도
잠을 청하는 산곡(山谷)

낮에는
빈 가슴으로
푸른 구름이
청솔가지에 내려
학(鶴)이 된다.

나는 죄인이다.
소리 높여 고백하면
금시 네 말이 옳다
메아리로 되받아치는
산울림.

산은
억년 정적(靜寂)으로
잠을 청한다.
비 본래적인 자신이
본래적인 자기 자신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영지(靈地)는
오직 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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