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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해당화

2005.06.16 18:22

박영호 조회 수:88 추천:4


  이거 미안해서 어쩌지요?
  사흘전에 컴퓨터가 고장이나서 가게에 다녀와서 어제야 최선생님
  글을 읽었습니다.
  이놈의 컴퓨터가 필요하고 편리하긴 하지만,
  스트레스를 엄청 받는 것 같습니다.
  한밤중에 두어시간 원고를 첬는데 그대로 꺼져 버린 채 켜지질 않아,
  이리저리 만져보다가 어쩔줄을 몰라 자리에서 일어섰다 앉았다 하면서
  씩씩대는 꼴을 상상해 보십시오.
  마음을 진정하고 그냥 자리에 가 누웠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게 배반 당한 것만 같은 느낌을 삭이지 못하던
  자신을 보고서 역시 나는 대인이 못되는 형편 없는 소인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해당화ㅡ
  푸른 하늘과 넓게 툭 트인 초록색 바다와 그리고 흰 백사장,
  그 위에 피빛으로 빨갛게 피어있는 해당화를 연상해 보세요.
  얼마나 아름답습 니까?
  그처럼 아름다운 바닷가에 서면 많은 사람들은 그저 아름답다고
  탄성을 지르면서 마음이 마냥 즐거워만지겠지만,
  더러 외로움에 찌든 사람이나 애절한 회한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런 아름다움 앞에 서면 마음이 아려오고 해서 한숨을 쉬지요.
  일종의 슬픔의 미학입니다.
  누구나 다 그러했겠지만, 저도 젊은 시절에는 아름다운 곳이나
  미적인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사물 앞에 서면
  으레 그리운 사람이 떠오르곤 했지요.

  소설 ‘해당화‘ 속에 나오는 개가죽 방석의 의미는
  혹독한 가난을 상징 하는 것으로 봐야겠지요.
  너무 작고 별 쓰모가 없어서 시골에서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가죽이지만, 너무나 가난해서 별로 따뜻하지도 않은 그리고 둘이 함께
  앉기에도 작은 개가죽을 방석삼아 찬 방에 깔아놓고,
  그 위에서 함께 붙들고 앉아 가난을 탓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서로의 사랑을 더욱 굳게 굳쳤다는 이야기이지요.
  이 얼마나 애틋하게 아름다운 정경입니까?
  요사이는 가난하면 두 말 없이 그냥 떠나버리는데 말입니다.
(특히 여자분들이 많이, 笑) 농담입니다.

  며칠 전에 서울에서 절친한 친구의 모친이 운명 하였습니다.
  남편을 일찍 여의고 8남매를 홀로 건사하신 장하신 분이십니다.
  이 잘난 이국에 산다고 엄벙대다 장례식에 화환 하나 못 보내 드리고,  
  사람구 실도 못하고……
  여간 낭패가 아닙니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습니다.
  다음에 최선생님 서재에 들려서 다시 쓰겠습니다.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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