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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타령

2007.02.23 01:54

최영숙 조회 수:233 추천:11

계절에 민감하시다 했더니 지리산 사나이셨군요.
저는 지리산 자락에만, 그것도 등산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분을 찾아뵙느라고 갔었지요.
산이름도 어딘지 범상치 않고 계곡 이름도 너무 문학적인
그 산을 먼치에서 바라보며 언젠가는 들어가 봐야지 하고는
그냥 떠나 왔네요.
제 고향에는 산도 아닌 동산하고, 냇물이 하나 있는데 가물면
그나마도 도랑이 되어 버리는 기막히게 심심한 동네였어요.  
하도 심심해서 당숙들이 쓰는 교과서를 읽어 댔지요.
가시리를 읽고, 황조가를 읽으며 독립 선언서를 읽었어요.  
나중에는 아버지가 대학 시절에 쓰셨던 심리학 교과서가 있어서
그것도 읽고, 6학년 때는 금병매를 독파했습니다.^*^
세상 사는 거 요지경인 것 같다가 다 그저 별거 아니군 하고
일찍 늙어 버린 이유가 너무 서둘러 읽어댄 책들이 이유가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박선생님처럼 지리산 정기를 받고 자랐다면 매화를 들여다 보는
눈을 갖고 그것을 실어다 배달도 해 주고 그것이 그것이고
이것이 이것이노라고 얘기도 들려 주련만.....
감성이 따르질 못하는 아쉬움이 매화를 보면서 일어납니다.
지리산에는 진달래도 많이 피지요?
저는 오랫동안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에서, 진달래 화전 부쳐
먹고싶다던 별당아씨 대사를 잊지 못했어요.
진달래 화전 부쳐서 먹이고 싶은 그런 사랑이 또 가슴 아팠고요.
그런 이야기들의 배경이 되었던 지리산은 그래서 제 상상 속에서
신비를 담고 높아져 있지요. 그 무수한 이야기들 중의 한 주인공이었을
지도 모를 박선생님을 '눈 덮힌 산정'에서 다시 만나면서
언젠가 돌아가 누울 선생님의 그 산을 생각합니다.
다시한번 매화에 대해 감사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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