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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달 이야기/ '此處看月!'

2007.10.02 19:15

박영호 조회 수:145 추천:7







    최선생님,

    최선생님 답글에 올릴 아름다운 달 영상을 찾느라고 한참을 헤매다가
    겨우 찾아낸 것인데 별로 볼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곳에도 달이 뜬다고 하셨는데, 그곳의 달은 아마 사막의 달이겠지요.
    사막의 달은 늘 낯설게 멀리 떠있고, 좀 외로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역시 달은 우리 고국의 달이 제일인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 민족처럼 달을 좋아하는 민족은 없는 것 같습니다.
    원래 우리민족은 그늘을 좋아하고, 붉은 것 보다는 맑은 색을 좋아하고,
    개국신화부터가 그렇습니다. 호랑가 아닌 곰이 밝은 곳이 아닌 어두운
    동굴에서 지낸면서 고추가 아닌 마늘과 쑥을 먹고 백날만에 여인이 되고 ..
    그래서 우리나라 여인들은 눈물과 슬픔이 많고, 민족은 고통과 한의 역사를
    지니게 되었고, 모든 것이 음성적이고,어둡고 그늘지고....
    이래서 우리들은 달을 더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지요.
    슬픔과 한이 아름답게 베인 달..
    그래서인지 고국의 달은 확살히 더 크고, 더 밝고 아름다웠던 것 같습니다.
    저녁이면 동산에 두둥실 떠오르는 샛노란 달, 자정이면 중천에서 그리도 쏟아
    져 내리던 은빛소나기... 그리고 새벽이면 길떠나는 임처럼 멀어지던 새벽달...
    그 보다도 더 아름다운 것은 달빛 내리비치는 밤바다 모습으로 이는 정말
    장관이지요.
    아마도 오늘 밤에는 달빛 쏟아지는 달밤 꿈을 꿀것 같습니다.
    그리고 흔히 꾸는 사막의 달밤이 아닌 고구의 젊은 날의 달밤의 꿈을 말입니다.
    그리고 그 꿈속에서 젊은날의 그리운 모습들을 볼 수 있겠지요.

    다음은 이미 읽어 보셨는지 모르지만, 소설 중의 한 이야기로
    此處看月!(차처간월) 이란 말이 있는데, 이말은'이곳에서 저 달을 본다.'는
    말이지만, 이 말은 한시의 한 귀절이고,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이미 읽어 보셨는지 모르지만, 김용익씨의 영문소설 '밤배'에 나오는 이야기로
    우리의 눈시울을 뜨거워지게 하는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여러 해 동안 이국에 가 있는 아들을 기다리는 늙은 부친이,
    아들이 이 글을 써서 부친의 눈에 뜨이기를 바라며 설합에 넣어두었는데,
    부친이 이 글을 읽고 이를 마루 벽에 붙여놓고, 마루에서 그 달을 바라보며
    그리운 아들을 기다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에 더 많은 사연이 있어서 우리에게 더욱 큰 잠동을 주는 작품으로
    미국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글입니다.
    '차처간월!'
    많은 사람들이 이 말처럼 달을 바라보며 그 달 속에서 그리운 얼굴을 보겠지요.

    그런데 최선생님이 이미 알고 계시는 이야기라면 어쩌지요?
    그렇다면 다음에 다른 달의 이야기를 들려 드리면 되겠지요.
    아무튼 오늘도 마냥 떠들어 댔습니다. 아무쪼록 이해를 바랍니다.

    부디 건강하십시오.
    그럼....

    박영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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