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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음악축제 / 이동활

2008.06.19 00:40

박영호 조회 수:157 추천:6



유럽의 음악축제 / 이동활
月刊 "音樂世界", 2008년 7월호에서

 

 

  

유럽의 음악축제 

 

글 / 이동활

 

Arena di Verona

 

 베로나 오페라 축제 전경, 2만 5천명이 동시에 관람한다.

 

Arena di Verona

 

베로나 오페라 축제 아레나의 입장행렬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음악축제

                                                    

 

  

오스트리아의 서쪽에 있는 잘츠부르크는 

동 알프스의 북쪽 기슭에 위치하여, 

배후에 거의 3000m 높이의 독일 알프스 영봉이 바싹 다가서 있다. 

 

중부 유럽 최대의 성인 호헨 잘츠부르크 성이 

온전히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채 우뚝 서있으며, 

신 구 시가가 잘차흐강을 사이에 두고 사이좋게 어울렸다.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무대가 된 이곳은 

모차르트와 카라얀 등 

수많은 음악인들이 태어나서 활동을 폈던 고장이기도 하다.  

 

 

잘츠부르크 음악축제는 

1877년부터 1910년 사이에 

8회에 걸쳐 개최된 모차르트 축제가 그 효시이다. 

 

극작가 호프만슈탈, 연출가 막스 라인하르트,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1917년에 음악제협회를 조직하기에 이르렀고 1920년에 발족시켰다. 

 

처음에는 모차르트 곡만의 축제이던 것이 점차 다양해졌다. 

 

 대개 5,6편의 오페라 공연과 60여 종의 콘서트, 

연극, 발레 공연 등이 펼쳐지면서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페스티벌임을 입증한다. 

 

이렇게 많은 공연들 중에서 

예나 지금이나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공연은 역시 모차르트의 오페라이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마음껏 모차르트의 오페라와 음악세계를 만끽할 수 있다. 

 

 

7월 26일에서 8월 31일까지 열리는 금년에도 

빈 필, 베를린 필 등의 참여 속 

오페라 <돈조반니> <오텔로> <마적> <루살카>를 비롯해 

토마스 크바스토프, 이안 보스트리지 등의 성악가들이 참여해 

슈베르트, 브람스, 볼프, 말러 등의 가곡도 들려준다.      

 

 

축제기간에는 구 시가지의 대축제극장 뿐만 아니라 

모차르테움 등 시 전체에서 

여러 음악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그야말로 ‘축제’ 그 자체이다. 

 

 

음악회장이 있는 거리 곳곳은 온통 전 세계에서 모여든 음악팬들로 넘친다. 

 

턱시도 차림의 남자음악팬들과 

화려한 드레스 차림의 여성음악팬들로 

거리라 하기보다는 

마치 무도회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레스토랑 등지에서는 세계적인 대가들과 마주칠 때도 더러 있다. 

 

  

 

 

 

 

                      잘츠부르크 축제극장, 2400명을 수용하는 대축제극장은 구 시가의 묀히스베르크 산의 암벽에 면해있다.

  

 

 

 

독일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울창한 나무들과 아름다운 평원, 

운하와 촌락, 

풀을 뜯어먹는 가축들, 

잘 정돈된 독일 농촌의 모습은 한마디로 풍요함 그 자체이다. 

 

피히텔산맥과 쥐라산맥사이 로터 마인 강에 면해있는 

바이로이트는 인구 약 7만 5천의 소도시이다. 

 

바로크와 로코코 양식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많아, 

궁정도시였던 옛날을 회상하게 한다. 

 

오밀조밀한 이 전원도시를 걷다보면 

거리이름과 상가 간판들이 

온통 바그너관련 이름으로 되어있어 바그너 세상에 온 것을 실감하게 된다. 

 

 

축제극장은 중앙역에서 북쪽, 지그프리드 바그너 거리의 끝 

야트막한 언덕 위에 당당한 위용으로 신전(神殿)처럼 자리하고 있다. 

 

운치 있는 이 거리는 길 양쪽 가로수와 함께 

축제의 장으로 향하는 여정을 더욱더 그윽하게 만든다. 

 

 

구하기 어려운 표를 구해서였을까? 

사람들은 마치 달나라라도 향하는 표정이다. 

 

극장아래의 장미화단에 다다르면 바그너와 부인 코지마의 흉상이 반긴다.    

 

 

금년에도 7월 25일부터 8월 28일까지 열리는 이 축제는 

<니벨룽겐의 반지>를 비롯해 

<파르지팔>과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이 무대에 오른다. 

 

축제기간 총 5만 8000석을 수용하지만, 

표를 구해보려는 이들까지 10만이 훨씬 넘는 이들이 찾는다. 

 

 

티켓을 구입하려면 정식창구를 통해서는 

신청 후 13년을 기다려야 손에 쥘 수 있다. 

 

극히 드문 예이기는 하지만 특별한 행운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음악팬이라면 우선 가보고 볼일이다.    

 

 

막이 오르면 관람석은 열성 바그네리안들로 인해 열기로 가득하다. 

이들은 여름날 이 아담한 도시에서 

바그너 세계를 마음껏 향유하고 열정으로 물들인다. 

 

 

이곳은 전통적으로 막이 오르기 전까지 연출방향 등이 비밀에 부쳐진다. 

 

환상적인 무대는 

비대칭의 거대한 광선 기둥이 무대를 가르기도 하며, 

인조 잔디에 플라스틱이 널려있기도 한다. 

무대곳곳에 핀 양귀비는 빛을 더한다. 

 

여기에 관현악은 유동성 있는 템포와 육감적인 사운드로 극적 효과를 이끈다. 

 

 

  

 

자연과 조화된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전경 

 

 

 바이로이트 축제극장 내부, 반원형으로 1,800여석으로 되어있다.   

  

   

 

 

이탈리아 베로나 오페라축제 

 

 

 

알프스에서 시작된 아디제강이 S자형으로 

차분하게 흐르며 반기는 도시 베로나! 

 

인구 26만인 베로나는 

싸이프러스 나무의 숲으로 둘러싸인 

언덕 위에 형성된 전원도시이다. 

 

밀라노에서 기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하면 닿을 수 있는 이곳은 

여름철 아레나에서 대규모의 오페라축제가 열린다.  

 

 

길이 152미터, 폭 128미터, 높이 30미터나 되는 아레나는 

2000년의 역사를 지닌 로마유적으로 

원래 검투사들이 

아프리카의 사나운 짐승들과 경기를 벌이던 곳이다. 

 

 

완벽한 음향장치로 세계의 오페라 팬들을 열광시키는 이곳은 

1913년 베르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하여 

이곳에서 태어난 테너 가수 죠반니 제나텔로의 창안으로 

현재와 같은 규모의 오페라 공연이 시작되었다. 

 

 

2만 5천명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는 베로나 오페라축제는 

대중성 있는 작품으로 

많은 이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으로 

시즌 중엔 각국에서 몰려드는 관객으로 인산인해다. 

 

 

화려한 야회복 차림의 중장년층에서부터 

청바지에 배낭을 둘러멘 젊은이들에 이르기까지 복장도 가지가지다. 

 

지역, 계층, 연령을 초월한 

지구촌 모든 이들이 허물없이 어울리는 

흥겨운 잔치판이라고 나 할까? 

 

 

올해로 86회째를 맞는 베로나 오페라축제(6월 20일~8월 31일)는 

<아이다> <토스카> <나부코> <카르멘> <리골레토> 등을 

레오 누치, 마리아 굴리기나 등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별빛 총총한 여름밤, 

촛불을 든 채 웅장한 「개선행진곡」이나, 

중세 기사와도 같이 당당한 모습의 테너가 들려주는 

「청아한 아이다」를 듣고 있노라면 

그 창공을 가르는 황홀한 선율에 세상을 잊는다.  

 

 

수많은 대가들이 이 정치만점인 무대를 

맑고 힘 있는 목소리로 수놓아왔음에 

시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극장 인근 식당들에는 공연 전 후, 

수많은 이들이 들러 열기 가득하다. 

 

손님에서부터 시민, 앞치마를 두른 60대의 식당 남자 종업원에 이르기까지, 

그날그날 출연진들의 열연에 대한 평가로 

여름밤의 대화는 식을 줄 모른다.      

 

 

 

 

Arena di Verona

 

베로나 오페라 축제 아레나의 입장행렬  

 

Arena di Verona

 

 베로나 오페라 축제 전경, 2만 5천명이 동시에 관람한다.

 

Arena di Ver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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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月刊 "音樂世界"의 의뢰로 2008년 7월호에 실은 글입니다!
 

사랑하는 음악정원 가족여러분!

 

이제 곧 무더운 여름이네요!
 

내내 건강하시고

 

정원을 방문하실 때마다

 

언제나 은빛 영롱한 나날 되세요!

 

 

2008, 6, 20

 

달구벌 용지산하 수성호반이 바라다 보이는 서재에서

 

이동활 francesco 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