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끝에 내가 앉아

2014.05.28 12:20

박영숙영 조회 수:42

가지 끝에 내가 앉아



박영숙영

배꽃핀 가지 끝에 내가 앉아
바람으로 울면

하늘하늘 꽃잎이 떨어져
배꽃 향기 방안을 채우는데

얼어 붙은 심장에 불씨 당길
빛나던 그 눈동자 구름 뒤에 숨어 있고

촛불 속에 타고 있는 기다림은
가슴 고파 아득한데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산 밑
계곡물 흘러가는 곳에 작은 집을 짓고

청 냉수 마시며 살고 싶은 꿈
소리 없이 봄날은 가네


시집: 인터넷 고운 님이여ㅡ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