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의 창작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봄산
2007.04.04 04:51
작년 봄 빅베어에 두고온 솔방울이
오늘 그리피스 공원 산책로에서
머리 위로 툭 떨어졌습니다
정수리에 맞을 뻔해서 아찔했습니다만
가슴에서도 뭔가 쿵 떨어지는 것 있어
피차 일반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날숨과 들숨 사이에
건축된 그리움의 집이었지요
매끄럽게 털어내질 못하고 예까지
질질 끌고 왔으니 이만하면 액땜 한번
거하게 한 셈 치자 생각했던 것인데요
편해진 눈으로 하늘을 보는데
한껏 홀가분해 보이는 소나무
우산대처럼 서서 하늘을 받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비가 와도 괜찮다고 생각하니
나도 우산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집 잃은 그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집 없는 그가 가여워야 하는데
괜히 내가 슬퍼지는 것이었지요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집 짓지 않을거야
공원을 내려 오는데
짐승의 아기 가진 저 봄산
화염병 탕탕 던지며 시위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그리피스 공원 산책로에서
머리 위로 툭 떨어졌습니다
정수리에 맞을 뻔해서 아찔했습니다만
가슴에서도 뭔가 쿵 떨어지는 것 있어
피차 일반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날숨과 들숨 사이에
건축된 그리움의 집이었지요
매끄럽게 털어내질 못하고 예까지
질질 끌고 왔으니 이만하면 액땜 한번
거하게 한 셈 치자 생각했던 것인데요
편해진 눈으로 하늘을 보는데
한껏 홀가분해 보이는 소나무
우산대처럼 서서 하늘을 받치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비가 와도 괜찮다고 생각하니
나도 우산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집 잃은 그를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집 없는 그가 가여워야 하는데
괜히 내가 슬퍼지는 것이었지요
이제는 더 이상
새로운 집 짓지 않을거야
공원을 내려 오는데
짐승의 아기 가진 저 봄산
화염병 탕탕 던지며 시위하고 있었습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4 | 방향의 미학 | 윤석훈 | 2011.05.13 | 593 |
173 | 약속 | 윤석훈 | 2011.05.04 | 585 |
172 | 시간의 몸 | 윤석훈 | 2011.04.25 | 660 |
171 | 낙관 | 윤석훈 | 2011.04.16 | 653 |
170 | 대화 | 윤석훈 | 2011.04.11 | 500 |
169 | 봄안개 | 윤석훈 | 2011.04.11 | 459 |
168 | 시인과 명함 | 윤석훈 | 2011.04.06 | 507 |
167 | 골목길 | 윤석훈 | 2011.04.06 | 455 |
166 | 여백에 대하여 | 윤석훈 | 2011.04.06 | 542 |
165 | 아보카도 | 윤석훈 | 2010.11.29 | 716 |
164 | 흘러가기 | 윤석훈 | 2010.09.11 | 800 |
163 | 꽃의 경계 | 윤석훈 | 2010.06.21 | 1017 |
162 | 피아노 | 윤석훈 | 2010.06.02 | 920 |
161 | 불의한 꽃 | 윤석훈 | 2010.05.23 | 913 |
160 | 초점에 대하여 | 윤석훈 | 2010.05.17 | 933 |
159 | 시간의 밀도 | 윤석훈 | 2010.05.17 | 814 |
158 | 산에 오르며 | 윤석훈 | 2010.05.17 | 755 |
157 | 휘파람 | 윤석훈 | 2010.05.13 | 807 |
156 | 몫 | 윤석훈 | 2010.05.11 | 735 |
155 | 풋고추/거울 앞에서 | 윤석훈 | 2010.05.11 | 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