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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19 17:06

윤석훈 조회 수:512 추천:33

아이들 웃음 소리는 모두의 핏톨이었다
세대를 넘나드는 파도가
마당 가득 이국의 살아있는 문패를
새로 쓰는 저녁
하루를 밝혔던 태양이 일몰하고 있었다
소나무 몇 그루 사이
낮부터 숨어있던 초승달이
외로운 몸 붉게 태우다가
바다로 곤두박질 사라져 버린다
바위에 떨어지는 새알 모양으로
안타까운 시간 흐를 때
일찌감치 갈 곳 눈치 챈 침묵이 흘렀다
그릴 위의 치마살이 아슬아슬하게 누워
잃어버린 첫사랑의 흔적을 지우는 동안
마치맞게 흐르던 음악에 두 눈을 잃은 듯
솔잎이 해풍에 흔들리면
세속의 가시 털고자 모여든 마음들이
밤바다 밝히던 모닥불 곁에서 익어가고
사막을 건너온 데낄라 한잔이
모두의 속을 뎁혀주자
당신에게로 향하던 꼬불꼬불한 길들이
아이들 알몸처럼 싱그럽게 안겨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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