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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2007.05.04 01:31
새벽 3시 30분 아내의 코고는 소리에 잠에서 깨었습니다 헬리코 박테리아를 박멸해야 한다는 닥터 배의 전화 받고 내 몸에 숨어 있는 그들을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었지요 내 몸에 붙어있는 아내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주부의 마른 고단에 거르렁 거르렁 바람이 빠지고 있습니다 220개월 동안 여전히 환한 빛으로 내 곁을 지켜주고 있는 아내가 피곤해 보입니다 살며시 아내의 얼굴을 돌려 줍니다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빗소리가 굵어 집니다 안되겠다 일어나야겠다 잦아드는 비를 만지러 마당에 나가 봅니다 번쩍번쩍 비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생각이 마당 가득히 내리고 있습니다 늘 오랜만인 사막의 비는 기다리는 만큼 항상 야속하지요 오래 전에 떠나 보냈으나 아직도 남아있는 사람처럼 잊을만 하면 내리는 봄비의 얼굴을 아내의 얼굴인 양 골고루 만져 보다가 아내의 코고는 소리가 궁금해졌습니다 방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 봅니다 고요히 잠자는 아내가 따뜻하게 고마왔습니다 어떠한 모진 날들 다가와도 내 가슴에 기대 줄 아내의 피곤이 온전히 풀어지기를 기도하는데 봄비 사이로 성큼성큼 걸어오는 아침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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