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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2007.06.29 00:16

윤석훈 조회 수:565 추천:39

노란 완장이 바람을 휙 일으키자
진눈깨비 여인의 손 툭 떨어진다

괼 곳 잃은 눈물
얼굴에 번지다가
손등에 앉았다가
꽁꽁 언 강물 모양으로
가슴 속에 새겨졌다

완장 낀 칼은
영문도 모르는
식구들의 잠자리를 도려냈다

저항 사라진 평온을 믿으란 말인가
적막으로 도금된
소요의 사슬을 끊으란 말인가

성글어 한기 스몄으나 따뜻했던
무허가 슬레이트집 무너지고
먼 발치의 소년은
눈발에 묻히고 있었다

소년의 독백 눈보라 뜷고 하늘로 오르다
기어이 완장을 덮고 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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