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 서재 DB

윤석훈의 창작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밀린 숙제를 하다

2007.09.03 19:29

윤석훈 조회 수:570 추천:29

지난 밤의 배설 위해 화장실 간다
온몸 붉히며 힘 주다가
피 묻은 어제를 토하듯 쏟아낸다
그냥은 제자리 내줄 수 없다는 듯
예리하게 긁으며 지나가는 오래된 발자국
세상의 사랑처럼 확인이 필요한 듯
소통의 통로에 흔적을 남기며 간다
칼끝에 찔린 통증이
몸의 끝에 매달려 황당하다
뜻 밖의 자객을 맞아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붉은 선 그어진 화장지를
쳐다보는 것이다
어제가 남긴 유언을 읽어보는 일이다
기억해야 하는 종양 보듯 두렵다가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게 고작
시 몇 편 밑줄 죽 그어보는 것이다
미명의 공간에 허리를 굽히고
말 없는 시간의 알갱이를 세어 보는 일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4 폐선암 윤석훈 2009.07.15 677
133 닭발/핑계 윤석훈 2009.07.15 838
132 만년필 윤석훈 2009.07.15 750
131 소통의 흔적 윤석훈 2009.07.15 761
130 투병일지/하하하 제국 윤석훈 2009.07.15 830
129 금줄 윤석훈 2009.07.09 570
128 피라미드 윤석훈 2009.07.02 661
127 성에꽃 윤석훈 2009.06.27 600
126 한국산 거위털 파카 윤석훈 2009.06.27 628
125 2008 여름 캘리포니아 윤석훈 2009.05.05 593
124 경고문 윤석훈 2009.05.05 557
123 쓰나미 윤석훈 2009.05.05 534
122 동네 한바퀴 윤석훈 2009.05.05 596
121 시인의 눈 윤석훈 2009.05.05 627
120 쉼표 윤석훈 2009.05.05 648
119 모닥불 1 /축제 윤석훈 2009.05.05 581
118 한 뼘의 힘 윤석훈 2009.05.05 556
117 원에 누운 피타고라스 윤석훈 2009.05.05 629
116 말리부 해변에서 윤석훈 2009.05.02 588
115 통증이 있는 거울 윤석훈 2009.05.02 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