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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몸

2011.04.25 17:24

윤석훈 조회 수:660 추천:65

강가에 서 있는 나무라 이름하리라

하얀 목에 떨어지는 바람을 뒤로 하고
탄력의 얼굴이 여울처럼 접혔다 간다
매양 지천명의 그림자는
수많은 입질에 패인 허리 싸 안으며
표정 없는 강물에 미소를 뿌려주고 있다

포옹만큼만 커지는 해거름 읽은 평온이
오고 가는 물결에 무한의 몸무게 얹으면
모든 풍광은 정지된 사진첩에 둥지를 튼다

어금니를 깨물며 버티다가,견디다가
헐거워진 삶의 나사를 조이는 순간
헛돌던 밤의 소리에 무심코 가슴이 휠 때

언덕 높은 곳에서는 굽은 등을 보듬는 카이로스의 손길이
크로노스의 그늘을 가두며 바다를 향해 물길을 내고 있다

때로 발등이 찍혀도 돌올한 싹 피울 수 있음은
실낙원의 뿌리를 겨냥하던 충혈된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파도를 아우르는 바다라 이름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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