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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시를 평론한다는 사람들에게

2005.11.24 02:00

윤석훈 조회 수:139 추천:9

안녕!내 혼의 무게로 쓰여진 이 시들을 이해하려면
너 또한 네 혼의 무게로 잠 못 이루어야지
어디,나와 함께
이 낯선 저녁 안개 속을 지나갈까?
손잡고서
그러나 조심하거라
저 나뭇가지 위에 무서운 검은새가 있어
너의 눈을 공격할까
두려우니
이곳은 시인들이 사는 이상한 나라가 아닌가
벌레들이 내 시집의 네 귀퉁이를 갉아먹고
나는 너의 두꺼운 안경이 무서워
아,무서워
신발을 내던지고 모래언덕 너머로 달아나는데
너는 어느 별에서 왔길래 그토록
어려운 단어들을 가방 속에 넣고 있니?
머리가 아프겠구나
머리를 식힐 겸
우리 그 별의 이야기를 동무삼아
더 나아갈 수 없는 곳에 이를 때까지
이 저녁 안개 속을
한번 헤쳐가 볼까?
죽음 너머의 세계를 너는 보았니?
아니다,너에게는 너만의 세계가 있는 것이겠지
너 또한 시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인가 있겠지
버림받은 어린시절,그 상처 같은 것
슬픔 또는 허무 같은 것
안녕!잘 자라,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