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자료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고은---이어도
2005.05.06 23:20
이어도
고은
이어도로 가리
바다 건너,마른 호박빛 수평선 너머
내 절망으로부터 이어도로 가리
오 내 나라여,나를 떠나게 해다오
황폐한 시간과 들판
그리고 내가 태어난 자궁을 모두 넘겨버릴 것이다
내 정든 옛집도 버릴 것이다
다친 다리 살갗 벗겨지며
나는 뼈의 노를 저어
바다로 나아가리
그동안 나는 어린 고기처럼 절망에 내던져졌다
바다는 낙하하는 갈매기가 절망을 떨쳐 안식할 수 있는 곳
이어도로 가리
땅이 스스로 넓어진다
바다 역시 스스로 넓어져 이어도에 닿아 있다
오 내 나라여,나를 떠나게 해다오
여자와 몇가지 가진 것과 남 몰래 묻힐
남의 땅 묘지를 떠나
이어도로 가리 내가 오래 살았던 곳 내던져버리고
이어도로 가리 내 절망으로부터
바다 건너
태양은 떨리는 수평선 위로 질 것이다
그리하여 새로운 빛이 오래 저주받은 밤으로부터
이어도 위로 떠올라 날이 새이리라
내 삶의 수많은 절망으로부터 이어도로 가리
고은
이어도로 가리
바다 건너,마른 호박빛 수평선 너머
내 절망으로부터 이어도로 가리
오 내 나라여,나를 떠나게 해다오
황폐한 시간과 들판
그리고 내가 태어난 자궁을 모두 넘겨버릴 것이다
내 정든 옛집도 버릴 것이다
다친 다리 살갗 벗겨지며
나는 뼈의 노를 저어
바다로 나아가리
그동안 나는 어린 고기처럼 절망에 내던져졌다
바다는 낙하하는 갈매기가 절망을 떨쳐 안식할 수 있는 곳
이어도로 가리
땅이 스스로 넓어진다
바다 역시 스스로 넓어져 이어도에 닿아 있다
오 내 나라여,나를 떠나게 해다오
여자와 몇가지 가진 것과 남 몰래 묻힐
남의 땅 묘지를 떠나
이어도로 가리 내가 오래 살았던 곳 내던져버리고
이어도로 가리 내 절망으로부터
바다 건너
태양은 떨리는 수평선 위로 질 것이다
그리하여 새로운 빛이 오래 저주받은 밤으로부터
이어도 위로 떠올라 날이 새이리라
내 삶의 수많은 절망으로부터 이어도로 가리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11 | 신현림---내 혀의 타올로 | 윤석훈 | 2005.12.06 | 723 |
310 | 이정록---나에게 쓰는 편지 | 윤석훈 | 2005.12.06 | 713 |
309 | 복효근 --- 안개꽃 | 윤석훈 | 2010.02.23 | 491 |
308 | 조정인 --- 문신 | 윤석훈 | 2009.07.15 | 449 |
307 | 정끝별 --- 세상의 등뼈 | 윤석훈 | 2010.05.05 | 442 |
306 | 김현승 --- 눈물 | 윤석훈 | 2009.06.16 | 436 |
305 | 신영배 --- 발끝의 노래 | 윤석훈 | 2009.07.28 | 424 |
304 | 신대철 --- 박꽃 | 윤석훈 | 2009.06.27 | 423 |
303 | 김종삼---백발의 에즈라 파운드 | 윤석훈 | 2006.06.06 | 410 |
302 | 백석---모닥불 | 윤석훈 | 2005.09.10 | 404 |
301 | 새롭게 하소서 주님 | 오연희 | 2008.05.24 | 401 |
300 | 손택수 --- 꽃단추 | 윤석훈 | 2009.07.15 | 384 |
299 | 시를 쓰려거든 여름 바다처럼 | 윤석훈 | 2009.05.04 | 381 |
298 | 장정일---하숙 | 윤석훈 | 2005.12.15 | 372 |
297 | 허만하 --- 야생의 꽃 | 윤석훈 | 2010.10.29 | 367 |
296 | 권혁재---단디해라 | 윤석훈 | 2009.12.08 | 366 |
295 | 도종환 --- 점 | 윤석훈 | 2009.07.09 | 363 |
294 | 김명인 --- 저수지 관리인 | 윤석훈 | 2009.07.01 | 359 |
293 | ♣ Spirit of the living God | 오연희 | 2008.05.24 | 359 |
292 | 송찬호 ---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 | 윤석훈 | 2009.04.22 | 3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