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묘


                                       김  희 주                    






      낫 하나 들고

     유택 사이사이를

     비집고 들어선다



     고요와 함께 사는 집

     둥그런 머리 위로

     삐죽삐죽 자라나는

     죽어도 가는 세월



     엊그제

     베어버린 아픔

     어느 새

     이만큼 자라버렸네



     시퍼렇게

     벼린 낫으로

     밑동까지 싹둑 베어버릴 것을



  





-  미주 중앙일보 게재 (12. 7. 2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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