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자료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조말선---야간운전
2005.06.29 23:30
밤이 난간이다
고양이들 난간 위로 기어 나온다
어둠 속에서 발광하는 야광 안구를 끼고
나의 뒤꿈치를 살핀다
나의 뒷덜미를 핥아 본다
문 닫은 상점이 셔터를 올렸다 내린다
죽은 가로등이 매번 마지막으로 발광한다
어두운 건물의 외벽마다 질척질척
고양이의 타액이 흘러내린다
난간을 타고 있는 수백 마리 고양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밤 속으로
모퉁이의 모퉁이를 돌며 벼랑 아래로
발톱을 숨긴 밤이 난간 위를 기어 오른다
안개가 가장 값비싼 외투였어
안개가 가장 까다로운 외투였어
안개를 껴입은 고양이가 난간이다
난간 위의 고양이들은 까다로운 길이다
길을 가로지르는 것은 금물!
길의 심장을 가로지른 생쥐 한 마리가
내 발톱을 꺼낸다
고양이들 난간 위로 기어 나온다
어둠 속에서 발광하는 야광 안구를 끼고
나의 뒤꿈치를 살핀다
나의 뒷덜미를 핥아 본다
문 닫은 상점이 셔터를 올렸다 내린다
죽은 가로등이 매번 마지막으로 발광한다
어두운 건물의 외벽마다 질척질척
고양이의 타액이 흘러내린다
난간을 타고 있는 수백 마리 고양이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밤 속으로
모퉁이의 모퉁이를 돌며 벼랑 아래로
발톱을 숨긴 밤이 난간 위를 기어 오른다
안개가 가장 값비싼 외투였어
안개가 가장 까다로운 외투였어
안개를 껴입은 고양이가 난간이다
난간 위의 고양이들은 까다로운 길이다
길을 가로지르는 것은 금물!
길의 심장을 가로지른 생쥐 한 마리가
내 발톱을 꺼낸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71 | 천양희---한계 | 윤석훈 | 2005.09.05 | 250 |
70 | 곽재구---사평역에서 | 윤석훈 | 2005.09.05 | 147 |
69 | 정희성---저문 강에 삽을 씻고 | 윤석훈 | 2005.09.05 | 117 |
68 | 강은교---우리가 물이 되어 | 윤석훈 | 2005.09.05 | 121 |
67 | 문인수---저수지 | 윤석훈 | 2005.09.01 | 103 |
66 | 이병률---사랑의 역사 | 윤석훈 | 2005.08.31 | 106 |
65 | 김선우---민둥산 | 윤석훈 | 2005.08.28 | 85 |
64 | 황동규---슈베르뜨를 깨뜨리다 | 윤석훈 | 2005.08.28 | 93 |
63 | 송재학---민물고기 주둥이 | 윤석훈 | 2005.08.28 | 92 |
62 | 장정일---강정 간다 | 윤석훈 | 2005.08.25 | 105 |
61 | 이수익---폐허의 노래 | 윤석훈 | 2005.08.24 | 95 |
60 | 임영조---낙엽 | 윤석훈 | 2005.08.19 | 94 |
59 | 황산순---흔적1 | 윤석훈 | 2005.08.16 | 78 |
58 | 박정대---사곶해안 | 윤석훈 | 2005.08.16 | 112 |
57 | 정일근---둥근, 어머니의 두레밥상 | 윤석훈 | 2005.08.15 | 85 |
56 | 전경린---손에 강같은 평화 | 윤석훈 | 2005.08.08 | 96 |
55 | 박형준---춤 | 윤석훈 | 2005.07.13 | 104 |
54 | 김정란---이미지들 | 윤석훈 | 2005.07.06 | 114 |
» | 조말선---야간운전 | 윤석훈 | 2005.06.29 | 99 |
52 | 이상희---비가오면 | 윤석훈 | 2005.06.29 | 1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