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다림

서주홍


춥다
너 잠든 내 방

바람벽을 싸고 도는
너와 내 숨결이
날마다 맨처음 같이 하는 때

내 입김으로
너의 얼음장 같은 심장
가눌 수 없다

내 방 바람벽을 무너뜨리고
꿈틀거리며 자꾸만
벗어나는 너의 분신(分身)들
나는 잡을 수 없다

기다리고 있다 나는
너 잠든 내 방
눈 뜨면 나도 보지 아니하고 달아나 버릴
날마다 맨마지막이 되는 때

너 잠든 내 방
문 앞
너는 멀다.






1954년 군산 출생
군산중학교와 군산고등학교 졸업
전북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 졸업
대학 재학 중에 시와 소설로 네 차례 대학문학상 수상
1976년 단편집 "출항" 발표, 이후 교직에 전념하다가
1993년 시 "당신" 등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시 분과), 한국자유시인협회, 한국신문예협회(시 분과)와
전북문인협회(소설 분과), 양천문인협회(이사) 등에서 창작 활동 중이며
현재 서울 광영고등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재직
시집 "훌훌 털고 일어서자" "소중한 것은 떠난 뒤에 남는다"
장편소설 "그대의 절망을 위하여"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