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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엽--- 나무 - 운보 김기창(1914-2001)

2005.12.07 00:25

윤석훈 조회 수:154 추천:14

어린이가 되지 못하면
그 예술은 결국 죽은 것
그림도 진짜 그림은 말하는 거
아니 칡덩굴 엉킨 걸레 같은 삶이라도
농주 같은 웃음 한 사발로 넘길 수 있는 거
웃다가 웃다가,웃는 눈가 찔끔 눈물 나는 거

할 말 다 쌓아 붓끝으로 풀어내며
수묵 짙은 한국 산하 울리고 가는 저 사람
두벅부벅 황소 걸음으로만
우머우먹 황소 눈빛으로만
말하는 사람

웅장한 산맥과 폭포들의 소리
저 신의 소리 들을 수 없어도 그 소리 죄다 받아내어
한쪽은 새떼들 불러와 한나절 놀고
한쪽은 떼내 우향의 처마에 걸어두고
북녘 땅 동생을 향해 웃는 저 어린이

오늘,바보가 무단히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