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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영---조개에게 듣다
2005.12.10 11:02
해감을 시키려고 물을 붓고 들여다보는
조개들 오래 전에 수몰된 마을 같다
삶과 죽음이라는 것이 본디 한 몸에서
조용하게 어울려 살아온 것이라는 듯
고만고만한 초가지붕에 고만고만한 무덤들
소름 돋을 만큼 고요한 물밑마을, 낡은
지붕 위로 몇십 년 흐른 것 같은 시간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흘러가고 나서야 조개들 독립군처럼 굳게
다물었던 입술 어렵사리 열어 군살투성이의
혓바닥을 傳言처럼 슬쩍 보여준다
세상에서 가장 더럽고
캄캄한 뻘밭에 몸을 묻고 살다가보면
혀 깨물며 버틸 일이 오죽이나 많았겠냐고,
애초부터 무덤에서 태어났던 조개들
평생동안 무덤이나 짊어지고 다니는 조개들은
죽음 따위를 두려워해 본 적은 없으나 서로가
끌어안고 살 따스하게 마주 비벼댈 수 없는 운명이
서러워서 외로워서 울고 싶었던 밤 아주 많았노라고
이 지독하게 춥고 어두운
감옥을 떠나는 날 딱 한번 커다랗게
입을 벌려 통쾌하게 운명을 비웃어 줄 작정으로
평생 이빨 악다물고 버텨오지 않았겠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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