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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하---우울한 산책

2005.12.18 18:20

윤석훈 조회 수:170 추천:17

오뉴월인데 모두가 덥다 합니다
그늘을 끌고 동산을 오릅니다
오늘,꼭 환해지고 싶습니다

그늘 같은 남자가
새로 지은 정자에 떡하니
대자로 누워서는 잠을 잡니다

오뉴월에 모두가 덥다하는데
털모자를 쓰고
술병을 애인처럼 끼고
새우깡의 허리 툭툭 분지르며,그 남자
마른 바다를 꿀꺽꿀꺽 삼켰나 봅니다
헛헛한 속을 술로 덥히다 깜박 잠들었나 봅니다

김밥 좀...드실래요?

그 남자,
말없이 비탈을 내려갑니다
영락없이 존심 상한 표정입니다
놀러나 다니는 팔자 좋은 년-
지레짐작에 울컥,
제 신세가 싸하게 아파왔나 봅니다
착해지려던 손이 머쓱해
괜스레 그 남자의 새우깡을 뭉개댑니다

오는 길 내내 그늘이 짙어집니다
그 남자,애인을 사 옆구리에 끼고 마트를 나옵니다
나도 그만 애인 생각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