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자료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박주택---독신자들
2006.01.16 00:00
어느덧 세월이었다.눈과 귀를 이끌고 목마름에 서면
자주 가슴속을 드나들었던 침묵은 미처 못다 한 말이 있는 듯
가을을 넘어가고 열매만이 영웅의 일생을 흉내 낸다
저기 바람 불지 않아도 펼쳐지는 시간의 전집은
나의 것이 아니다 마른 잎이 끌리는 심장의 한가운데에서
울려 퍼지는 외침들은 나의 자식이 아니다
나는 다만 말의 잎사귀들이 서로의 몸에 입김을 눕힐 때
지팡이를 짚은 채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았을 뿐
어떤 뉘우침도 빛이 되지 못했다 고독한 문들이 기쁨을
기다리며 소유를 주저하지 않고 나를 다녀가 계절에게
홀로 있음을 누치 채게 하여 업신여김을 받는 동안
시간의 젖은 늘어지고 시간으로부터 걸어 나온 환멸만이
거리를 메운다 어느덧 평화에 수감된 목쉰 주름에 섞여
눈보라 치는 밤 결빙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언 몸을 녹이는
찻집 허름한 책을 비집고 나온 한 올 연기는
전생을 감아올리다 흰 문장으로 가라앉는다
자주 가슴속을 드나들었던 침묵은 미처 못다 한 말이 있는 듯
가을을 넘어가고 열매만이 영웅의 일생을 흉내 낸다
저기 바람 불지 않아도 펼쳐지는 시간의 전집은
나의 것이 아니다 마른 잎이 끌리는 심장의 한가운데에서
울려 퍼지는 외침들은 나의 자식이 아니다
나는 다만 말의 잎사귀들이 서로의 몸에 입김을 눕힐 때
지팡이를 짚은 채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았을 뿐
어떤 뉘우침도 빛이 되지 못했다 고독한 문들이 기쁨을
기다리며 소유를 주저하지 않고 나를 다녀가 계절에게
홀로 있음을 누치 채게 하여 업신여김을 받는 동안
시간의 젖은 늘어지고 시간으로부터 걸어 나온 환멸만이
거리를 메운다 어느덧 평화에 수감된 목쉰 주름에 섞여
눈보라 치는 밤 결빙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언 몸을 녹이는
찻집 허름한 책을 비집고 나온 한 올 연기는
전생을 감아올리다 흰 문장으로 가라앉는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1 | 정희성---세상이 달라졌다 | 윤석훈 | 2006.01.09 | 168 |
190 | 정진규---나무의 키스 | 윤석훈 | 2006.04.09 | 168 |
189 | 서정춘---균열 | 윤석훈 | 2005.12.14 | 169 |
188 | 이시하---우울한 산책 | 윤석훈 | 2005.12.18 | 170 |
187 | 김종삼---서시 | 윤석훈 | 2005.12.27 | 170 |
186 | 송수권---혼자 먹는 밥 | 윤석훈 | 2006.01.08 | 171 |
185 | 이성선---사랑하는 별 하나 | 윤석훈 | 2005.10.17 | 172 |
184 | 복효근---상처에 대하여 | 윤석훈 | 2005.06.29 | 173 |
183 | 이화은---절정을 복사하다 | 윤석훈 | 2005.03.14 | 174 |
182 | 이수익---일몰의 노래 | 윤석훈 | 2005.05.13 | 174 |
181 | 마경덕---신발론 | 윤석훈 | 2005.09.21 | 174 |
180 | 김종삼---북 치는 소년 | 윤석훈 | 2005.12.27 | 175 |
179 | 김종삼---누군가 나에게 물었다 | 윤석훈 | 2006.01.09 | 175 |
178 | 신현정---자전거 도둑 | 윤석훈 | 2006.03.11 | 175 |
177 | 김기택---황토색 | 윤석훈 | 2005.05.04 | 178 |
176 | 정호승---불면 | 윤석훈 | 2005.05.13 | 178 |
175 | 김규진---한 개의 그릇으로 가는 길은 5 | 윤석훈 | 2006.07.23 | 178 |
174 | 강은교---바다는 가끔 | 윤석훈 | 2006.08.27 | 178 |
173 | 김혜순---잘 익은 사과 | 윤석훈 | 2005.05.21 | 180 |
172 | 박정대---아우르 강가에서 | 윤석훈 | 2005.05.22 | 1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