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자료실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강성은---이상한 욕실
2006.01.21 14:52
당신의 몸은 조금씩 사라져간다
거품도 나지 않는 얇은 비누토막처럼
당신의 몸을 감추어주던 외투는
당신의 몸보다 훨씬 견고하고 아름다워서
거울을 보며 당신은 외투만 생각했다
욕실에서 가끔 당신은
당신의 목소리와 마주쳤지만
욕실에선 도무지 아무 것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거울 속에서 당신의 몸은
구멍 속으로 날마다 조금씩 흘러들어갔다
욕실 밖에서
당신의 아름다운 외투는 덜렁거리며 혼자 걸어다녔다
태양이 늘 머리 위에서 빛났다
지친 새들이 떨어져 길을 덮었다
호주머니 속에서 생긴 구멍이 점점 커져갔다
당신은 당신이 어디 있는지 몰라 잠도 오지 않았다
이제 뿌연 거울 속에도 당신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누군가 욕실 문을 열었다
다 해진 외투가 거울을 보며 당신을 생각하고 있었다
당신의 비명은 그대로 돌아와
당신 뺨을 철썩철썩 때리고 있었다
거품도 나지 않는 얇은 비누토막처럼
당신의 몸을 감추어주던 외투는
당신의 몸보다 훨씬 견고하고 아름다워서
거울을 보며 당신은 외투만 생각했다
욕실에서 가끔 당신은
당신의 목소리와 마주쳤지만
욕실에선 도무지 아무 것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거울 속에서 당신의 몸은
구멍 속으로 날마다 조금씩 흘러들어갔다
욕실 밖에서
당신의 아름다운 외투는 덜렁거리며 혼자 걸어다녔다
태양이 늘 머리 위에서 빛났다
지친 새들이 떨어져 길을 덮었다
호주머니 속에서 생긴 구멍이 점점 커져갔다
당신은 당신이 어디 있는지 몰라 잠도 오지 않았다
이제 뿌연 거울 속에도 당신은 보이지 않았다
어느 날 누군가 욕실 문을 열었다
다 해진 외투가 거울을 보며 당신을 생각하고 있었다
당신의 비명은 그대로 돌아와
당신 뺨을 철썩철썩 때리고 있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71 | 이승하---뼈아픈 별을 찾아서 | 윤석훈 | 2006.04.17 | 180 |
170 | 이중기 --- 나의 갈등 | 윤석훈 | 2007.03.23 | 181 |
169 | 고재종---저 씻나락 담그는 풍경 | 윤석훈 | 2005.05.14 | 183 |
168 | 최승호---낮은 곳이 그리운 욕망 | 윤석훈 | 2006.09.17 | 183 |
167 | 남진우---유리병에 담긴 소식 | 윤석훈 | 2005.05.04 | 184 |
166 | Ezra Pound---In a station of the metro | 윤석훈 | 2006.03.10 | 184 |
165 | 신현정---희망 | 윤석훈 | 2006.03.11 | 184 |
164 | 노향림---용마루 언덕 | 윤석훈 | 2005.12.09 | 185 |
163 | 이시하---통증 | 윤석훈 | 2005.12.18 | 185 |
» | 강성은---이상한 욕실 | 윤석훈 | 2006.01.21 | 185 |
161 | 노향림---드라이 플라워 | 윤석훈 | 2006.05.17 | 185 |
160 | 송재학---진흙 얼굴 | 윤석훈 | 2006.09.17 | 185 |
159 | 신현정---간이역 | 윤석훈 | 2006.03.11 | 186 |
158 | 함민복---긍정적인 밥 | 윤석훈 | 2005.10.27 | 187 |
157 | 기형도---질투는 나의 힘 | 윤석훈 | 2005.10.27 | 187 |
156 | 김종삼---새 | 윤석훈 | 2006.01.09 | 187 |
155 | 윤제림---손목 | 윤석훈 | 2006.01.28 | 187 |
154 | 이재무---아버지 | 윤석훈 | 2006.02.08 | 187 |
153 | 허형만---사랑論 | 윤석훈 | 2006.05.20 | 187 |
152 | 장정일---쥐가 된 인간 | 윤석훈 | 2006.02.24 | 1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