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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시의 맛
2006.01.27 08:28
멋진 날들을 놓아두고
시를 쓴다.
고궁엔 벚꽃,
그늘에 괴인 술,
멋진 날들을 그대로 두고
시를 쓴다.
내가 시를 쓸 때
이 땅은 나의 작은 섬,
별들은 오히려 큰 나라.
멋진 약속을 깨뜨리고
시를 쓴다.
종아리가 곧은 나의 사람을
태평로 2가 프라스틱 지붕 아래서
온종일 기다리게 두고,
나는 호올로 시를 쓴다.
아무도 모를 마음의 빈 들
허물어진 돌가에 앉아,
썩은 모과 껍질에다 코라도 부비며
내가 시를 쓸 때,
나는 세계의 집 잃은 아이
나는 이 세상의 참된 어버이
내가 시를 쓸 땐
멋진 너희들의 사랑엔
강원도풍의 어둔 눈이 나리고,
내 영혼의 벗들인 말들은
까아만 비로도 방석에 누운
아프리카산 최근의 보석처럼
눈을 뜬다.
빛나는 눈을 뜬다.
시를 쓴다.
고궁엔 벚꽃,
그늘에 괴인 술,
멋진 날들을 그대로 두고
시를 쓴다.
내가 시를 쓸 때
이 땅은 나의 작은 섬,
별들은 오히려 큰 나라.
멋진 약속을 깨뜨리고
시를 쓴다.
종아리가 곧은 나의 사람을
태평로 2가 프라스틱 지붕 아래서
온종일 기다리게 두고,
나는 호올로 시를 쓴다.
아무도 모를 마음의 빈 들
허물어진 돌가에 앉아,
썩은 모과 껍질에다 코라도 부비며
내가 시를 쓸 때,
나는 세계의 집 잃은 아이
나는 이 세상의 참된 어버이
내가 시를 쓸 땐
멋진 너희들의 사랑엔
강원도풍의 어둔 눈이 나리고,
내 영혼의 벗들인 말들은
까아만 비로도 방석에 누운
아프리카산 최근의 보석처럼
눈을 뜬다.
빛나는 눈을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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