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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권---보리밭
2006.04.09 03:10
그 보리밭을 지날 때는
쑥쑥 자라는 몸을 참을 수 없었다
소녀가 사는 창문에
냅다 돌을 던져 놓고
와장창 깨지는 소리를 들으며
빌 빌 빌 보리밭에 숨어들면
소녀는 나를 보고도 모른 체 했다
종달새 자지러지던 그 봄을
알까지 둥지 째 담아왔다
아파트가 들어선 지금에 와서야
겨우
보리밭에 앉아서
마음 놀놀해지는 알 한 개 낳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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