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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진---한 개의 그릇으로 가는 길은 5
2006.07.23 10:50
가스 불 위에 놓인
뜨거운 풀들.
사이를 헤엄치는 뜨거운 생선.
그 불꽃으로,그 등줄기의 힘으로
나는 헤엄친다.
다음 한끼의 뜨거움을 위해
또 다음 한끼의 뜨거움을 위해.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비늘을 긁히며.
손바닥 위에 달궈진 쌀 한줌.
갈라진 손바닥 같은 뜨거운 풀들은
어린 딸아이의 웃음이 되고
아내의 힘겨운 미소가 된다.
도마 위에 놓인 생선 한 마리,풀 한 포기를 두고
나는 경배한다.
언젠가는 내가 그들의 도마 위에 놓이기를
죽어
그들의 몸 속에서 뜨겁게 헤엄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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