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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원---빨래를 널며
2006.07.23 10:59
세이레 새앙쥐로 눈뜨는
오물오물 폭신한 몸이 적힌
딸아이의 분홍 원피스를 넌다
뒷골목마다 흘리고 다닌
자정의 취기가 채 마르기 전
지키지 못한 약속 몇 개가 얼룩으로 남겨진
남편 와이셔츠를 넌다
비트로도 지워지지 않는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아들의 꿈이
판화로 촘촘히 찍힌
아들 운동화를 넌다
자외선이 노화의 원인인 거 알지?
언니가 보내준 챙 넗은 모자
적당히 가릴 건 가리고 살라고
적당히 눈빛을 세상으로부터 감추면
그게 노화하지 않는 거라고
내 하얀 면모자를 넌다
빨래들이 저들끼리 빨랫줄에서
힘껏 목을 당기며 턱걸이한 채
수다를 떤다
아침 햇살을 야금야금
쌀벌레처럼 파먹는다
더는 말고
빨래만큼만
나를 내보일 수 있다면
알몸으로 눈부시게
세상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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