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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리---그 비린내

2006.10.02 14:24

윤석훈 조회 수:274 추천:20

먹다 만 고등어 다시 데울 때
지독하게 비린내가 난다
두 번의 화형을 불만하는 고등어의 언어다
이렇듯 한 번 다녀갈 땐 몰랐던 속내를
반복하면서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물간 생선 먹는 일 같이
마음 떠난 사람과의 입맞춤이 그렇다
요행을 바라는 마음 없지 않지만
커피잔에 남아 있는 누군가의 립스틱 자국처럼
낯선 틈이 하나 끼어든다

아깝다고 먹었던 건 결국 비린내였나
등푸른 환상이었나
재워줄 뜻이 없으면
어디서 자느냐고 묻지 말라 했다
갑남을녀들
서로 속는 척, 속아주는 척
먹다 만 고등어,
먹다 만 너,
사향 냄새는 생리주기도 당긴다는데
벼리면서 단단해진다는데
그런데, 두 번씩 달구어 비리디 비린
마음아 넌?






현대시학 2006 9월호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