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 가면

2010.05.18 17:14

이월란 조회 수:55


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10/05/13)


낯선 곳에 가면 늘 목이 마르다
낯익은 빗물이 내려도
바싹 마른 사람들이 짧은 계절처럼 지나가는
낯선 곳에 가면 발목까지 마르다
낯선 사람들의 낯선 이야기
6년 째 각방을 쓴다는 그녀는
어느 날, 미친년처럼 집을 뛰쳐나가
처음 만나는 남자와 섹스를 하고 싶기도 했단다
삶의 하체는 들여다보지 않을수록 멀어지는
형이하학적인 진실, 사유도 직관도
우습기만 한 콘크리트 속의 사이언스처럼
관절마다 물이 차올라
질속까지 젖고 난 후에도
집을 집이라 말하지 못했었는데
밤마다 일어나 마시던 생수처럼
목빠지게 그리운 것들은
팔 한 번 굽히고 펴는 거리 안에 살고 있었다
웬일인가
귀로 위의 건조한 지붕들 아래
산물 흐르는 소리, 이제야 들려오는 것은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919 위기의 순간 서용덕 2010.05.22 46
7918 그림자 이상태 2010.05.22 41
7917 칠흑 같은 밤길의 동반자 오연희 2012.05.04 44
7916 참, 아름다운 열매 강성재 2010.05.21 52
7915 007 김우영 2010.05.21 58
7914 마흔을 바라보며 박성춘 2010.05.21 54
7913 山人, 船人, 그리고 詩人 이월란 2010.05.21 47
7912 고시생 커플룩 이월란 2010.05.21 47
7911 섬 2 이월란 2010.05.21 68
7910 픽션과 논픽션 이월란 2010.05.21 70
7909 기억과 사진 이월란 2010.05.21 41
7908 당분간.2 박정순 2010.05.21 52
7907 모과 구자애 2010.05.21 70
7906 성 시 외 과 최익철 2010.10.12 84
7905 합승 이월란 2010.05.18 50
» 낯선 곳에 가면 이월란 2010.05.18 55
7903 향수(鄕愁) 이월란 2010.05.18 55
7902 도시인 이월란 2010.05.18 53
7901 이별공부(견공시리즈 63) 이월란 2010.05.18 65
7900 모자이크(견공시리즈 62) 이월란 2010.05.18 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