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훈 서재 DB

목로주점

| 윤석훈의 창작실 | 내가읽은좋은책 | 독자창작터 | 목로주점 | 몽당연필 | 갤러리 | 공지사항 | 문학자료실 | 웹자료실 | 일반자료실 |

가을 한낮의 단상

2005.10.17 11:35

윤석훈 조회 수:171 추천:8

서두름이 언제나 일을 그르치지는 않으리라.
행여나 노심초사하며 전개해온 마음 끝의 단상이
햇살처럼 영글어 떨어지는 낙엽을 감싸 안고 있다.
오늘 아침 안개가 짙더니만 지금은
가을볕이 오히려 무덥게 내리고 있다.안개 속으로
드러났던 전혀 낯선 이미지들의 출현으로 가끔은
호흡같던 일상도 전혀 다른 이면의 세계를
노출시키며 파도처럼 삶의 변두리를
부딪히며 올 때가 있는 것이리라.
부치지 않은 편지를 기다릴 때도 있고
부친 편지를 기다릴 때도 있다.대부분 둘 중에
하나는 잘못된 것으로 치부해 버릴 수도 있으나
내 단상의 편린에 따르면 둘 다 같은 범주에
소속시켜도 무방할 속성이 각각의 존재 내면에
투사되어 있다는 것이다.가령 오늘 지나가는 시간의
파편은 절대로 다른 공간에 추락되지 않는 다는 것
세계는 하나의 끈으로 묶여있지만 공간과 시간의
독립된 은둔지는 없다는 사실이 괴롭지만 우리가
인정해야할 삶의 제한성에 기인하는 체념이 될 수 있다.
모쪼록 심장 깊숙이 감내해야할 계절이 걸어오고 있다.
시간은 살아있는 생명체이므로 계절 또한 살아있는
생명체의 자기표현 방식이다.아침 마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을 건강하게 바라보고 시간의 무표정에 대고
불끈 주먹을 쥐어보는 것은 다 살아있는 생명의
자기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어제의 용서가 오늘의
투쟁이 되는 것은 속깊은 세월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못한 서두름이 모순처럼 깔리는 오류지만
깊고 높은 울림은 그를 정복한 다음에 도래할, 만끽할 수 있는
살아있는 것들의 유일한 무기일지도 모를 일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3 즐거운 추석 되세요. 한길수 2005.09.16 118
392 보름달 경안 2005.09.17 159
391 모여 흐르는 것이 강물 뿐이랴 최석봉 2005.09.17 146
390 모밀꽃 필 무렵 나암정 2005.09.25 119
» 가을 한낮의 단상 윤석훈 2005.10.17 171
388 늦은 인사 박영호 2005.10.22 132
387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나암정 2005.10.23 179
386 정제된 틀을 위한 진혼곡 윤석훈 2005.11.11 204
385 추수감사절 인사 오연희 2005.11.24 152
384 풀어가기 문인귀 2005.12.03 150
383 능숙한 사회 오연희 2005.12.07 198
382 석훈아 나다 필연 이필연 2005.12.09 168
381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이필연 2005.12.10 146
380 멋 있어 보였어요. 조옥동 2005.12.10 161
379 동기 소식.... 필연 이필연 2005.12.11 149
378 윤여상 2005.12.13 156
377 강추위 속에 토끼사냥? 이필연 2005.12.15 166
376 MBC사회봉사대상 본상 수상---윤여상 원장 윤석훈 2005.12.15 1126
375 목소리 이필연 2005.12.16 136
374 성탄절입니다. 한길수 2005.12.17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