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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9 02:17

금벼리 조회 수:142 추천:8



      곡 비 -이민촌 일기

      詩 /송순태

      자식 둘을 불에 태운 후레아비였지 우리는
      낡은 자동차 안에 이민살이가 너무 비좁다고
      얘들아 우리 같이 불타서 잿가루나 되자 하다가
      난 너무 뜨겁구나 너희들 먼저 타거라로 변한 아비,
      우리는 불타다가 반쪽 얼굴로 남은 아비였지
      몹쓸 소식은 불길처럼 이민춘의 마른 가슴으로 옯겨 붙고
      동적들은 동범, 앗 뜨거! 모두 비명을 지렀디
      그날부터 잠들 수가 없는 동족의 아비들은 성냥을 들고
      밤새도록 제 가슴에 불을 지르며 울었다
      꿈속에서라도 우리 같이 타자구나 예들아 타서 연기자 되자
      아무데서도 사는 일에 걱정이 없는 연기나 되자
      얘들아, 뜨거워도 참자, 너희에게는 사는 일이 욕되었고
      우리는 타다 만 숯덩이로 남아 시도 때도 없이 타는 일로 욕되구나,
      못다 크고 재가 된 어린것들아, 우리 가슴에 못이 되는 눈물 싹들아
      너희에겐 이민살이가 너무 비좁았고
      우리는 돌아앉아 성냥이나 그으며 오래 쿨럭이는 늙은 방화범들이지



      아메리칸 드림을 가지고 이 머나먼 이국땅에서
      모든 어려움과 고통을 감수하며 이룩해 보고싶은 모든 것들...
      꿈같이 아름다운 집을 갖고 넓은 땅에서 예쁜꽃도 피우며
      행복의 삶 만들어 가리라 다짐하며
      무엇보다 자식들의 장래가 밝은 빛 비추어
      부모같이 살지 말고 가슴을 펴고 활짝 열린 삶을 살아보라고
      휜 허리도 펼날 없이, 흐르는 땀방울이 눈을 찔러도
      아랑곳 하지 않고 꿈만 꾸며 살았던 우리네의 이민살이들...
      아름다운 결과를 원하였건만
      가끔은 우리의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 있으니
      이 얼마나 아픈 현실인가
      삶이 고통스럽고 힘겨워
      자식을 불태워야 했고
      곱게 곱게 키워놓은 자식은
      서른 세명의 육체에 총구멍을 내며 피를 토하며
      부모의 가슴에 못을 박았으니

      아~~비참한 이민살이여
      통곡을 하여도 모자랄 고통이여...

      -금벼리-

      베토벤-비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