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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서
2008.05.03 14:15
미안해서
잠 없는 잠자리엔
어둠이
넓이도 깊이도 없이 가득 차서
얼핏얼핏 귓전에 잦아 들고
어둠이 몸푸는 소리
밤이 밤을 채우는 소리
죄는 딴 사람이 지었는데
왜 네가 아픈거니
나를 재우려는 어둠아
나는 내버려두고
멀리서도 알 수 있는 몸떨림 소리
우두커니 허전한 저 소리
내게로 가져다 다오
비밀한 어느 세상
낯설고도 두려워 잠 못드는 그 무섬증
내가 안고 잠들면
어둠은 간데 없고 가뿐한 아침햇살
그가 맞을 수 있도록
아무것도 도와줄 수 없는 누추한 이 밤
옆구리가 배겨도 돌아누울 수가 없다
차마, 미안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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