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회

2010.06.23 15:47

정국희 조회 수:59


동창회


한동안 소식 꾾고 지내던 그녀가
긴가민가  느즈막이 쨘 나타났다

놀람 속
희망의 대상으로
질투의 대상으로
스스로 자랑스런 모습을 보이자
예민한 눈들이 호기심으로 와 쏠리고
빨리 이실직고 하라고 난리들 쳐대는 바람에
예정한 듯 아예 몸까지 돌려가며 털어논다

쌍꺼풀 다시 하고
코 세우고
쳐진 볼 올리고
목주름까지

뱃살 지방 빼내 엉덩이에 넣었대나
허리는 잘룩
힙은 업
이십 대 유방에 불룩한 손등까지
전신을 리모델한 그녀가
부럽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여
다들 밥숟가락 놓고
침만 억수로 튀기다 늦게들 돌아갔다

돈이 처음으로 무서웠다
사람 속만 바꾸는 게 아니라
겉 생김새까지 확 바꿔버린
그 힘이
생전 처음으로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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