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 1

2010.07.28 17:18

차신재 조회 수:46

이민생활 1
           차신재
          
어린 꽃나무들
화분에 심어놓고
천둥 비바람 하늘 뒤채여
쿵쿵 심장 울렸어도

비빌 언덕 하나 없던  
그날 두고
무섭다 허무하다 울지도 못했다

작은 가지들 꽃피고
굵어지는 동안
봉분처럼 떠올랐던 달
허옇게 기울고

늙은 황소 코뚜레 벗듯
어깨 위 배낭 끈 내려놓은 지금
무거웠던 발자국 위에
가득 피어난 함박꽃
눈두덩 화끈 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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