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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서/최석봉

2003.10.03 04:28

오연희 조회 수:117 추천:10






선서/최석봉


20년 전
오른손 쳐든 채
미국 시민권 선서하던 날
왼손에 들었던 성조기
높다랗게 펄럭이고
반쪽 낮달이
뚝 하고 떨어져 내렸다

하늘엔
줄 끊긴 연처럼
태극기 펄럭이며 반쪽 달 자리 메우고
거기 향해
왼가슴에 손 얹고
마지막 동해물과 백두산을 불렀다

나 살기 힘들다고
조국 버린 채 성조기 앞에서
미국 시민 됨을 선서하던
조금은 슬펐던
비린내나는 조국애가 언제쯤 사라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