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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가 없잖아요?

2004.07.13 03:13

오연희 조회 수:123 추천:5

어느시인의 눈물


그날
성성한 눈발이 휘날리는 곱슬머리와
슈크림 하얗게 묻은 콧수염이
절묘한 매치를 이루었지요

낮은 걸음으로 무대에 입장한 바람골 신사
심각한 미소한번 쓱 딱아 내더니
그윽한 눈빛으로 이런 사람을 사랑하겠노라며
정호승시인의 <이제는 누구를 사랑더라도> 를
읊으셨어요

듣는이 하나같이 바로 그 누구가 되고 싶은 눈치였어요



세월이 뒷 걸음질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벽난로 옆에 누워있던 석어 한마리가 그시인에게 딱 걸렸다네요
석어는 살아나서 물너울을 일게 만들고
유달산 바위에서 일광욕도 즐겼다네요
하늘이 너무 푸르러 석어랑 같이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열마리가 사라졌다네요
바로 그순간
"괜찮아 녀석아..."
아들의 성성한 흰머리 쓰다듬으며
웃고 계신 어머니를 만나셨다네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 그 시인의 가슴에 흐르는
맑은 물소리를 우리 모두 들었는데요
소문이 어떻게 났는지 눈에 이슬이 맺혔다는 설도 있는데
근거없는 소문일거에요

증거가 없잖아요?




2004년 7월 12일 자정에


*최선생님...헛 소문을 퍼트린 죄로 혼날 준비는
되어 있으니 매질 할 준비 단단히 하시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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