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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생각에 어릴적 기억을 불러모으며

2006.09.25 02:53

멀고가까운 그대 조회 수:229 추천:19

-잠지- by 오탁번

할머니 산소 가는 길에
밤나무 아래서 아빠와 쉬를 했다
아빠가 누는 오줌은 멀리 나가는데
내 오줌은 멀리 안 나간다

내 잠지가 아빠 잠지보다 더 커져서
내 오줌이 멀리멀리 나갔으면 좋겠다
옆집에 불 나면 삐용삐용 불도 꺼주고
황사 뒤덮인 아빠 차 세차도 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은 엄마가 호호 웃는다.
"네 색시한테 매일 따스운 밥 얻어 먹겠네 "


깨댕이 시절 우린 곧잘 친구들과
"쉬 내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누가 가장 많이, 그리고 멀리 가는가 하고요
학교에서 파하면, 우리 동네 아이들 서너 명은 언제나 그 길로,
그 길에서, 갖은 장난을 하면서 옵니다.
똥누기도 오줌누기도 우린 꼭 같이 했습니다.
한 사람이 똥을 누자고 하면 약속이나 한듯 엉덩이를 까고
길가 옆 풀밭에 숨어서 머리 꽁지만 내 놓고
똥누기를 합니다, 당연히 "방구내기"도 하지요
우지직 빵빵 빵~
뽕~ .삥. 삐웅.피익. 픽..

보리밥을 많이 먹었던 순서대로 입니다.
고로코롬 '배 부르기'가 각박 했던,
방구도 '사람따라 소리따로'였던 시절입니다.

한 사람이 오줌을 누면 전부 책보를 내 던지고 쉬를 합니다.
먼지가 풀풀나는 신작로 한가운데서 쉬를 합니다.
누가 멀리 나가나 "쉬 내기"
그 중에서 우리 반 키 큰 아이가 언제나 일등이였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 저는 키도 적고 몸도 허약했던터라
제 쉬는 항상 몸 앞에서 '똥그르르' 였습니다.
매일 매일 '헤차래'를 피우다가 집에 옵니다.
학교에서 집까지는 오리 길인데도 이렇게 놀다가 '해넘참'에야 집에 도착하면
엄니의 '따발총'이 '따따발총'이 되어 기다립니다.
벌써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아버지와 아이, 아이인 내 모습,
내 모습을 안아 준 엄마의 마지막 말이 정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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