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城

2010.09.06 04:22

이월란 조회 수:61




눈물의 城


이월란(2010/08)


태평양은 바싹 말라버린 사막이었지
빠져 죽지 않고 건너 왔으니
모하비가 출렁일 줄이야
웰컴 홈의 홈으로 들어오면
매트리스 위에 떠 있는 별들은 펄떡펄떡 살아 있었어
불법체류 중인 계절들이 쫓겨날 때마다
마법에 걸린 시야가 차려놓은 망명의 도시
사리처럼 반짝이는 거대한 보석의 집 속에서
니네 엄만, 메이드 인 코리아?
자꾸만 뚱뚱해져 함락될 수 없는 투명한 요새 너머
유두만한 땀방울을 송알송알 키워내며
정신줄 놓고 밥만 해대던 그, 늙은 여자
다신 건너갈 수 없는 바다 속
주물처럼 날 키워내고 있는 저 성벽
돌아보면 단단한 성들을 모두 무너뜨리고
흐르는 듯 멈춰 담을 쌓아올리는 그녀와 나의 水城
건져내지 못한 진실로 서러워지는 경계마다
세월이 타고 남은 자리
나를 가장 먼저 알아보는 그 자리
내가 태어난 곳 이라는 거야, 글썽글썽 쌓이고만 있어
결코 함락될 수 없다는 거야, 더 이상 늙지도 않는 그녀가
설계도를 갖고 도망쳐 버렸거든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눈물의 城 이월란 2010.09.06 61
8098 사랑밖에 이월란 2010.09.06 43
8097 반지 이월란 2010.09.06 41
8096 대리견(견공시리즈 8)1 이월란 2010.09.06 49
8095 가을 노래 김수영 2010.09.03 48
8094 하고픈 사랑 노기제 2010.09.02 45
8093 소라의 회복 노기제 2010.09.02 54
8092 성공이란 권태성 2010.09.02 55
8091 지금 이 때 장정자 2010.09.24 92
8090 티끌만 한 내안의 말씀 강민경 2010.09.01 60
8089 아무는 것들 안경라 2010.08.31 40
8088 사랑은 동사다 안경라 2010.08.31 64
8087 멸치 떼의 군무(群舞) 김수영 2010.08.31 53
8086 3399 정용진 2010.08.31 66
8085 백일홍 김수영 2010.08.31 53
8084 '박영숙'이란 이름은 참 흔 한 이름이다 박영숙영 2010.08.31 60
8083 순간의 유혹에 내버린 양심/[이 아침에] 미주중앙일보 조만연.조옥동 2010.08.30 49
8082 운수 좋은 날 정찬열 2010.08.29 45
8081 그대 이름은 사랑이구나 김수영 2010.08.29 51
8080 두 개의 안경 / 김영교 김영교 2010.08.29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