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2010.11.08 06:00

권태성 조회 수:83

한 달의 간격으로 태어나
내 기억의 맨 끝 자락부터 지금까지
내 인생의 구비 구비마다
같이 흘러온 친구야!

먼 바다 건너 긴 세월을 떨어져 살았어도
고향을 생각할 때면
맨 먼저 떠오르던 너의 얼굴
너는 나에게 그리운 고향 이었다!

고국을 찾을 때 마다
함께 한 산행 길
많은 말을 나누지 않아도
그저 옆에 있어서 좋았던 친구야!

뜻밖에 너를 병원에서 다시 만나고
초점 잃은 너의 눈동자를 뒤로하고 병원을 나서던 날
아무러치도 않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과
밝은 봄날의 햇살조차도 나는 원망스러웠단다!

다정했던 친구야!
긴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도
너는 나를 보지 않고는 눈을 감을 수 없었기에
며칠도 지나지 않아 이 세상 소풍을 끝냈더냐?

너를 먼저 보내는 내 마음
감히 너의 사랑하는 가족에 비할 바야 있으련만
“그래도 살만큼 살았쟈녀” 하던 너의 말
차마 가슴에 담기엔 너무나 큰 아픔이었다!

사랑하는 친구야!
먼저 간 하늘나라에서 더 행복하기 바라고
우리 다시 만나는 날
손에 손잡고 즐거운 소풍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