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울

2010.12.02 10:45

김영교 조회 수:78

있는 그대로
보이는 그대로
고스란히 비추는 수면

바람 높고
구름 짙게 낀 날
어둡게 흔들려
초록가지에, 물속가지에
앉을 수 없는 새소리
산산 조각난 보름달
밤 새도록 가슴앓이 한다

겨울을 건너온 투명한 고요
햇빛 환한 대낮을 지나
떠오르는 디베라 물가
영혼에 낀 먼지도 들추는
하늘 거울

기쁘면 미소
슬프면 눈물
어느 면경에 뜰까

굽히고 또 굽히고
꿇고 또 꿇고
굴절 없이 안기는
거울

은혜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