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소리 거꾸로 서다

                            조옥동

나무도 아니 심고
풀도 아니 자라는 곳
물이 아닌 곳에
흙도 아닌 곳에
선한 양 떼들 거느리고
발가락 손가락 가벼이 비비며
바람의 옷을 짓는
하늘 목화밭 따는 날
상처를 만지며
발갛게 물들어 허무는 하룻길
마지막 눈물로 흠뻑 젖어
무너져 내리 쏟는 소나기
하늘소리 거꾸로 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