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처럼 / 김영교
2010.12.21 16:42
작명가가 따로 있나요?
지인의 아들은 두산, 딸은 녹담
필링 굿이란 사업체의 백사장댁 자녀들 이름이다. 퍽이나 친환경적이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어느 날 남편의 후배 권유로 우리는 은행 주주가 되었다.
이래저래 주식에 눈을 떠 신문도 보게 되고 관심을 가지면서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어느 날 그 은행의 한국이름을 공모한다고 의뢰가 왔다.
갑자기 서울을 다녀와야 하는 일이 생겨 비행기 안에서 조차 계속 은행 이름 짓기에 골몰 해 있었고
일정이 늦추어졌던 일이 바로 지난 유월에 있엇다.
으뜸은행, 부자은행, 모두은행, 산다은행, 가자은행, 시대은행, 누리은행,
너나 은행, 세계은행, 왕 은행, 영어로도 부담 없는 스마일은행, 해피은행... 서울 여행길은 생각을 짜내는 기름틀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오고 보니 결과가 궁금했다. 급히 떠나느라 여행 스케쥴을 안 알렸고 출타중인 나와는 연락이 안 됬을 터이니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만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은행이름이 궁금해 문의 한 나에게 오픈은행이란 이름으로 상정되었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편한 이름이었다.
늘 새로운 것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걸리리라. 내 머리에서 나오지는 않았지만 오픈 은행, 친근감이 간다.
내 스스로 집중 몰입하여 쏟은 시간동안 녹슬지 않게 두뇌 운동 열심히 했다는 마음에 시간허비 했다고 생각들지는 않았다.
다문화 사회에서 은행이름도 국제적, 세계화 물결을 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웃집도 잘 살고 아이들 자라면서 다 함께 부르기에 쉽고 부담이 없어야 즐거운 은행거래의 세상이 되리라 믿어졌다.
불경기를 딛고 잘 사는 길,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하고 무거운 짐을 나누어 들어야 한다.
너와 나의 우리 모두의 은행, 미래 지향적 열림이 가능한 윈윈 상생의 오픈 은행, 그런 발돋음을 기대해도 좋을상 싶다.
'오픈' 은행은 그 먼 불황 길을 행복하게 가려는 신용과 신뢰를 바탕으로 삼는 현제 최선 노력의 큰 미래이다.
이름처럼 모두에게 열려있는 세계화의 오픈은행... 친근감이 가서 참 좋다.
불황을 저 멀리 쫒아 탄탄한 새로운 주역의 은행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공평하게 쏟아지는 햇빛 푸른 하늘에 시선을 돌린다.
백두산과 백록담을 오가는 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아버지 마음,
그래서 자녀들 이름을 두산과 록담으로 지어준 것이 아닐까 그 마음을 짚어본다.
<미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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