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야 의밤

2010.12.31 03:08

이상태 조회 수:80

송년을 보내는 제야의밤 어둠속에 어른거리는 촛불들은 붉은 성의를입은 미친신이 자신의몸을 찢어 어둠의 아가리에 봉헌을 하는것 같다 나도 내몸을 찢어 제야에 바치고싶다 상처투성인 육신을 땡- 땡- 땡 송구영신 초침을 헤아리는 숫자에 맞추어 솟구치는 외침들 불빛은 깊은 의자뒤에 파묻혀 킬-킬 대며 박쥐처럼 날으며 쫏기는 나를 탐내어 덮칠것 같다 조용히 피어 오르는 꺼스름의 연기로 내목을 매달고 스미고있다 흔적도 없이 하늘의 상처처럼 그것이 고통 스럽다면 그 고통과 놀아보고싶고 이 제야의 어둠속에 내일로 삼켜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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