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우드(Redwood) 원시림/기적의 생명력 金秀映 올겨울 남가주에는 한 달이 넘게 비가 오면서 폭우로 말미암은 산사태가 곳곳에 일어나 많은 주민이 집을 비우고 피신을 가야만 했다. 새크라멘토에 사는 딸네 집에 갈 일이 생겨 비가 오는데도 불구하고 집을 나섰다. 북가주에 자리 잡고 있는 새크라멘토도 예외는 아니어서 공항에 내리니 비가 오고 있었다. 날씨도 이곳보다 더 쌀쌀하고 추웠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휴가 떠나는 사람들로 공항은 붐볐지만 공항 대기실 한구석에서 은은하게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 롤 풀룻 연주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아 발걸음을 멈추고 나도 모르게 그곳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데이비스 여자고등학교 콰이어(Choir) 10여 명의 단원들이 오토풀룻을 연주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연주에 매료되어 사진도 여러 장 찍고 나도 그들과 함께 기념 촬영도 하면서 그들이 여간 고맙지가 않았다. 출발과 도착을 기다리는 고객들의 지루함을 들어 주 고 아름다운 연주로 추운날씨로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주는 그들의 사랑이 훈훈한 바람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그들에게 하나님의 축복을 빌면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야만 했다. 지휘자 선생님과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 작별인사를 나누고 돌아서는 내 마음엔 이웃을 생각하는 그들의 따뜻한 온정이 크리스마스의 참뜻을 되새기게 했다. 마중 나온 딸과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딸 집에 도착하니 두 외손녀가 반가이 맞이해 주었다. 비가 계속 와서 며칠 동안 비에 갇혀 꼼짝을 못하다가 하루 이틀 흐리기만 하고 비가 안 와서 동네 호수가 있는 공원에 개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갔다. 하늘은 구름으로 꽉 차 있고 바람도 쌀쌀하게 불어을시년스러워보였다. 산책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지만, 공원을 즐기며 호수에서 내 뿜는 분수의 경관을 즐기며 두마리 개에 이끌리어 이리저리 공원을 산책했다. 발수술후 처음 산책을 시도해 보았지만 별 이상이 없이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즐겁게 보냈다. 사위가 레이크 타호와 국립기념유적지 뮈어숲(레드우드 원시림)(Muir Woods National Monument)을 관광하기로 일정을 다 잡아 놓아 비가 와도 관광을 해야만 했다. 레이크 타호에 스키를 타러 손녀딸들이 가기 때문에 비가 올까 무척 걱정했는데 그날은 신의 축복으로 날씨가 활짝 개 스키 타기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새벽에 내린 비가 눈으로 변하면서 온 산천이 순백의 눈으로 덮여 설경이 가히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두 손녀딸과 사위만 스키를 타고 사돈과 딸과 나는 설경을 즐기면서 스키 타는 모습 구경만 했다. 그 다음 날 레드우드 원시림을 관광하러 가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비가 제법 굵은비로 바뀌었다. 뮈어 숲(Muir Woods)에 도착 했을 때는 비가 많이 그치고 살짝 뿌리기만 했다. 말로만 듣던 레두우드(Redwood) 원시림을 바라보았을 때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이 지구 상에서 가장 오래된 레드우드(미국 삼나무) 원시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에 비가 와도 우산을 받쳐 들고 구경을 해야만 했다. 세코이아 파크에 있는 셔먼장군 나무(General Sherman Tree)가 2,500년의 수명을 자랑한다지만 이 레드우드는 더 오래 사는 나무란 것을 알게되었다. 3,500년이나 된 레드우드 나무 제일 밑 부분에 서서 사진을 찍었는데 나무가 얼마나 큰지 사진에 나타난 사람은 조그마한 다람쥐같이 보였다. 골든게이트 국립공원 안에 있는 이원시림은 여러번의 화재를 당했는데 200여 년전에 일어난 대화재가 제일 큰 화재였다고 한다. 그 화재에도 레드 우드는 껍찔만 그슬리고 생명력에는 지장이 없어 나무 밑 부문은 보기 흉하지만 울창하게 하늘을 찌를 듯 잘 자라고 있다. 보통 100m 이상 자란다고 한다. 나무 속엔 천연방부제인 탄닌산이 들어 있어 죽어도 썩지않고 해충이나 곰팡이들이 기식할 수 가 없다고 한다. 섬유질이 두터워 산불은 비켜가고 마는 것이다. 산꼭대기에서 흘러 내려오는 개울물이 얼마나 청정한지 마셔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연어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미연어가 알을 낳아서 부화가 되면 태평양으로 흘러 들어가 그곳에서 다 자랄 때 까지 살다가 알을 배면 알을 낳으러 이 개울물을 찾아온다고 했다. 곳곳에 고사리나물이 눈에 띄었다. 개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주부라 먹는 식물부터 눈에 들어오니 어쩔 수 없는 여성의 본능인가 생각이 들었다. 출입금지 구역으로 되어 있으니 다행이지 한국 여자 관 광객이 오면 고사리나물을 따 갈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출입금지란 팻말이 붙어 있어서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었다. 야생동물도 많고 야생식물도 많지만 나는 레드우드 원시림의 생명력과 수십 명이 팔을 벌려 맞잡아야 될 만큼 넓은 몸통과 크나큰 키에 나는 바라보는 순간 그 위용에 압도 당하고 말았다. 남가주에도 산불이 자주 일어나지만, 재작년에 코로나와 브레아 지역에 일어난 산불은 많은 가옥들을 태우고 인명을 위협까지 했던 피해가 아주 컸던 산불이었다. 나는 이 산불을 주제로 성경 수필을 써서 한국창조문학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는 영예를 얻었는데 불이 휩쓸고 간뒤의 폐허에는 재만 남을 뿐 나무도 집도 깡그리 타고 만다. 그런데 이 레드우드는 그 무서운 화마에서도 타 죽지 않고 살아 남아 3,500년의 나이를 자랑하고 있다. 그 인고의 세월 동안 화마뿐만 아니라 태풍과 지진과 갖가지 자연재해에도 굴하지 않고 살아남은 위풍당당한 모습에 경이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행하게도 가믐이 들고 화마가 닥쳐도 이곳은 안개가 많이 끼어 습도를 빨아들여 해갈을 면한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의 안개는 유명하다. 그 유명한 안개도 차차 사라져가고 있다니 지구 온난화의 부산물이라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려온다. 하나님이 천지창조 후 인간이 타락했을 때 노아의 홍수로 심판하셨다. 앞으로는 물 심판을 하시지 않고 말세에는 불심 판이 예비 되어 있다. 어느 사람이 불심 판을 견딜 것인가! 이 레드우드처럼 불심 판에도 견디어 거뜬히 살아 남을 수 있는 신앙이 나에게 있는가 생각하면서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다. 이 레드우드는 나뭇결이 여느 나무와 달리 너무나 촘촘해서 단단하기로 유명한 삼나무다. 건축재료로 많이 쓰이는데 옥외에 많이 쓰이는 재료로 비를 맞아도 잘 썩지를 않기 때문이다. 나뭇결(섬유질)이 하도 단단해서 비가 비집고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나무 색깔이 붉으스레 해서 레드우드란 말이 나온 것 같다. 뒷뜰에 댁(deck)을 만들 때 레드우드를 사서 만들었는데 수년동안 많은 비를 맞았지만 썩지 않고 나무수명을 잘 유지하고 있다. 단단한 나뭇결로 속이 꽉 차 있으니 불길도 이 나무를 태우지 못하고 비켜가고 말았다. 우리 인간도 이 나무처럼 좋은 것으로 속이 꽉차 있다면 쉽사리 유혹에 쓰러지지 않고 늠름한 모습을 유지하겠다고 생각해 보았다. 산꼭대기 까지 올라 갈려면 많이 걸어야 하므로 우리는 중간에서 하산하고 말았다. 사부인과 내가 많이 걸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뮈어해변(Muir Beach)을 관광하기로 하고 산 뒤편으로 돌아서 해변에 도착하니 하늘은 완전히 회색이고 비가 계속 내리고 있었지만 우산을 쓰고 우리들은 해변을 걸으며 사진도 많이 찍었다. 모래사장이 자갈이 많고 바위들이 제주도 현무암처럼 검은색이었다. 해변이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 남가주와 좀 다르 다고 생각이 들었다. 바다를 내려다보는 전망대가 산꼭대기에 있어서 그곳까지 올라가서 안개비가 내리는 바다를 바라보는 경치가 아름다워 영화장면처럼 아름답기 가히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는데 길이 얼마나 꼬불꼬불한지 빗길에 미끄러질까 봐 조바심이 여간 나지않았다. 레이크 타호 보다 더 길이 험한 것 같았다. 해변을 끼고 관광을 하게끔 길을 닦아 두어 비 오는 태평양과 해변을 바라보는 경치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운치를 자아냈다. 비오는 날 관광은 내 평생 처음인 것 같아 잊히지 않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길이길이 남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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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22 대우 자동차 간판 하나 최상준 2010.12.28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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