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시>

김필례 교장선생님 영전에
                               정용진(시인)

민족이 힘을 잃어 조상들이 물려준
삼천리강산을 왜적에게 빼앗기고
몇 천년을 지켜온 배달겨레의 터전을
못내 지키지 못하고 잃은 채  통분하였던 우리들

임께서는 뜻이 높으시고 민족과 딸들을
사랑하시는 마음이 남다르시어 기독교 정신으로
1922년 김활란. 유각경. 선지자들과 힘을 모아
여성들의 개척의 첩경인   YWCA 를 창설하시고
김활란 박사가 이화(梨花)를 다시 세우실 때
정신(貞信)을 복교하여 이 나라 이 딸들을 키우셨네.

굳건한 믿음
고결한 인격
희생적 봉사

이 얼마나 거룩한 외침이요
민족의 뼈에 사무치는 가르침인가.
여기에서 한국 여성의 기둥 김마리아가나오고
수피아등 전국 도처에서 여성 지도자들이
이 조국 이민족을 선도(善道) 함이여!
전심을 기우려 나라를  염려하시고
정성을 다하여 딸들을 키우심은
이 나라 이 겨레 사랑이시었네.

종로구 연지동 옛 정신의 터전에
하늘을 향해 천년을 우람히 솟은
거대하고 뿌리 깊은 회나무처럼
그 사랑, 그 의지, 그 정열로
가득히 넘치는 님의 거룩하신 정성이여.

정신의 아름다운 딸들이여
만년을 무궁도록 푸르거라.
길이 길이 빛나거라.
이 나라 이 겨레의 영원한 내일을 위하여
빛나는 조국의 위대한 어머니들이 되거라!      

                            <필자. 전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