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에
2011.02.18 17:20
귀 세우고 있으면 달리는 바람소리 들린다
이제는 아무도 두려워 않는 늦겨울 바람
철없이 울어대는 그 아득한 소리가
아니다, 거기에는 산산이 찢어진 깃발
바람 따라 흔들리는 시린 아픔이 있다
가까스로 매달린 삶의 소리가
그 소리에 슬며시 숨어들어
함성을 지르는 온갖 것들이
어차피 흘러간 것이라서 더욱 아프다
허나 창 밖은 여전히 허망한 들판
무성한 억새풀에 스쳐 흐르면
그 뿐이지만 저 바람소리에는
사랑이 있다
그리움 있다
아물지 않는 삶의 흔적이 있다
사실을 말 하자면
그 모두가 하나로 아우러져서
쉬임 없이 돌아가는 풍차
텅 빈 속 채울 틈도 없이
저 혼자 회오리 치는
세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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