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배고파 새

2011.03.28 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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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하나씩 잃어가고 있는 엄니께서
젖은 눈으로 말문을 여신다

늦은 아침이면
새 한 마리가 날아와
나 배고파
나 배고파
저 가지에서 나 배고파
처마 밑에서 나 배고파
구슬피 우는데
우짜믄 그리 사람 말을 하는지...

날마다 조금씩 지워지는 세상
날마다 조금씩 잊어버리는 자신
가졌던 모든 것 놓기 안타까워
기억의 줄을 잡고 씨름하는
나 배고파 새

내 앞에 앉아 말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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