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2011.04.21 16:37
소
정용진
네 다리에
거대한 육신을 싣고
부릅뜬 두 눈으로
머 언 산을 바라보는구나.
두 뿔도
산을 향하였군.
바가지만한 귀를 세우고
틈만 나면
인내를 반추하는
소.
항상 멍에를 메고 사는
너는 무죄다.
음 메-
정적을 깨는 목쉰 울음소리에
산도 놀라 깨어난다.
인간들아!
나는 너희들에게 분노한다.
땀 흘려 밭을 갈아 주어도
고마워하기는커녕
수시로 등짝을 후려치고
그것도 모자라
죄 없는 나를 잡아먹고
가죽마저 신을 삼아 신는구나.
너희들은 어서 속히 사죄해라.
어디, 두고 보자
나도 환생하면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 피땀 밴 멍에를 너에게 지우고
채찍으로 때리며 실컷 부리겠다.
내 귀에 경을 읽어도 모를 거라고
착각하지 말거라,
내 심중에 발로 써서 다 기록해 놓았다.
지금은 다 듣고 모르는 척 참을 뿐이다.
인내삼사(忍耐三思)는 우리 가문의
좌우명(座右銘)이다.
정용진
네 다리에
거대한 육신을 싣고
부릅뜬 두 눈으로
머 언 산을 바라보는구나.
두 뿔도
산을 향하였군.
바가지만한 귀를 세우고
틈만 나면
인내를 반추하는
소.
항상 멍에를 메고 사는
너는 무죄다.
음 메-
정적을 깨는 목쉰 울음소리에
산도 놀라 깨어난다.
인간들아!
나는 너희들에게 분노한다.
땀 흘려 밭을 갈아 주어도
고마워하기는커녕
수시로 등짝을 후려치고
그것도 모자라
죄 없는 나를 잡아먹고
가죽마저 신을 삼아 신는구나.
너희들은 어서 속히 사죄해라.
어디, 두고 보자
나도 환생하면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 피땀 밴 멍에를 너에게 지우고
채찍으로 때리며 실컷 부리겠다.
내 귀에 경을 읽어도 모를 거라고
착각하지 말거라,
내 심중에 발로 써서 다 기록해 놓았다.
지금은 다 듣고 모르는 척 참을 뿐이다.
인내삼사(忍耐三思)는 우리 가문의
좌우명(座右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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