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1 16:37

정용진 조회 수:46


         정용진

네 다리에
거대한 육신을 싣고
부릅뜬 두 눈으로
머 언 산을 바라보는구나.

두 뿔도
산을 향하였군.

바가지만한 귀를 세우고
틈만 나면
인내를 반추하는
소.

항상 멍에를 메고 사는
너는 무죄다.

음 메-
정적을 깨는 목쉰 울음소리에
산도 놀라 깨어난다.

인간들아!
나는 너희들에게 분노한다.
땀 흘려 밭을 갈아 주어도
고마워하기는커녕
수시로 등짝을 후려치고
그것도 모자라
죄 없는 나를 잡아먹고
가죽마저 신을 삼아 신는구나.
너희들은 어서 속히 사죄해라.

어디, 두고 보자
나도 환생하면
인간으로 태어나서
이 피땀 밴 멍에를 너에게 지우고
채찍으로 때리며 실컷 부리겠다.

내 귀에 경을 읽어도 모를 거라고
착각하지 말거라,
내 심중에 발로 써서 다 기록해 놓았다.
지금은 다 듣고 모르는 척 참을 뿐이다.
인내삼사(忍耐三思)는 우리 가문의
좌우명(座右銘)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519 약속 윤석훈 2011.05.04 54
8518 굄(견공시리즈 104) 이월란 2011.05.31 69
8517 내가 하는 사랑에 솔직함은 이상태 2011.08.09 47
8516 시간의 몸 윤석훈 2011.04.25 51
8515 징검다리 최익철 2011.05.09 54
8514 부활하셨네, 예수님 김수영 2011.04.24 43
8513 ★ 누이의 첫날밤 이주희 2011.04.24 46
8512 루나 (Luna) 이주희 2011.04.25 50
8511 가슴에 달이 뜬다 박영숙영 2011.04.24 43
8510 닫힌 마음을 여는 열쇠/'이 아침에'미주중앙일보 조만연.조옥동 2011.04.23 49
8509 제비 정용진 2011.04.23 49
8508 ★ 春 三月 이주희 2011.04.22 50
8507 이스탄불의 가마우지 박봉진 2011.04.22 49
» 정용진 2011.04.21 46
8505 <토요연재> 침묵의 메아리 15 김영강 2011.04.22 50
8504 십자가의 고난 김수영 2011.04.21 48
8503 나의 아바타 정국희 2011.04.21 44
8502 우리들의 우울한 자화상 신영 2011.04.20 51
8501 우리말 애용론 김우영 2011.04.20 45
8500 불청객 강민경 2011.04.20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