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이의 첫날밤

2011.04.24 00:25

이주희 조회 수:46




    누이의 첫날밤 / 이주희


    어둠은
    물 위에 떠있는 소금쟁이 같아서
    어디를 건드려도 묻어나지 않았어
    무언가 자꾸 엉덩이를 찔러댔지만
    그대로 나뭇단 위에 걸터앉은 나는
    어머니가 울며 꿰맨 이부자리와
    물동이에 채워지는 샘물 소리와
    꼬리 끝이 솔아진 똬리가 생각나
    들었던 작대기를 있는 힘껏
    하늘 높이 내동이 쳤어
    숨죽여 창가로 내려오던 고드름이
    그만 처마 밑에서 비명을 지르데
    와자자작
    방안 불빛은 그 순간에 달아난 거야.
    아~ 기어이 지금 도둑을 맞는가 봐
    날 보고 어서 커 엄니 잘 모시라던
    열아홉 살 누이를.......
    동백꽃보다 붉은 꽃잎 하나 둘
    떨어지는 그녀의 밤
    어느새 내 뺨에도 하나 둘
    서러운 별들이 흘러내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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